인문학 한 스푼

08. 세설신어, 위진남북조 시대의 생생한 이야기

틈트미 2024. 1. 12.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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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위진남북조 시대의 송나라의 유의경(劉義慶)이 편집한 세설신어는 후한 말부터 동진까지의 명사들의 일화를 담은 책입니다.

세설신어는 당시의 명사들에 대한 이야기를 각각의 주제에 따라서 장을 나눠서 기록해 놓고 있으며, 이야기는 대체로 짤막합니다. 인간이 아는 것들의 일화를 엮은 지괴와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지인소설(志人小說)이라고도 합니다.

우리 실생활에 널리 쓰이는 난형난제(難兄難弟), 점입가경(漸入佳境), 군계일학(群鷄一鶴) 등의 사자성어가 이 책에서 유래되었습니다.

세설신어에는 다양한 인물들의 개성과 인간관계를 묘사한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유명한 일화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난형난제: 후한 말, 진식(陳寔)이라는 사람에게는 진기(陳紀)와 진심(陳諶)이라는 두 아들이 있었습니다. 진기의 아들인 진군(陳群)과 진심의 아들인 진충(陳忠)은 서로의 재능이 뛰어나서 누가 더 뛰어난지 가리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들을 '난형난제(難兄難弟)'라고 불렀습니다.

점입가경: 동진의 서예가 왕희지(王羲之)는 거위를 매우 좋아했습니다. 어느 날, 거위를 안고 산책을 하던 중 거위가 갑자기 똥을 싸는 바람에 옷이 더러워졌습니다. 하지만 왕희지는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거위를 칭찬하며 "거위의 글씨가 더욱 아름다워졌구나."라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점입가경(漸入佳境)'이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되었습니다.

군계일학: 죽림칠현 중 한 명인 혜강(嵆康)은 학문과 음악에 모두 뛰어났습니다. 하지만 그는 세속적인 명예와 이익을 추구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았습니다. 어느 날, 혜강이 친구인 산도(山濤)와 함께 길을 걷던 중, 수많은 닭들 사이에서 한 마리의 학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았습니다. 산도는 이를 보고 "마치 혜강이 수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돋보이는 것과 같구나."라고 말했습니다. 이 이야기에서 '군계일학(群鷄一鶴)'이라는 사자성어가 유래되었습니다.

세설신어는 위진남북조 시대의 사회상과 인물들의 언행을 생생하게 담고 있어, 중국 문학과 역사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또, 당시의 언어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위진남북조 시대의 사상적 흐름을 파악하는 데에도 큰 도움을 줍니다. 예를 들어, 죽림칠현의 이야기는 노장사상과 청담사상의 영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세설신어는 중국의 인문학 연구에 큰 영향을 미쳤으며,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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